내가 불안하다 싶으면 쓰고, 자신있으면 벗는 거지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엄마 아빠가 코로나 위험이 있으니까 마스크 쓰고 등교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마스크 쓸 것 같아요."
"오늘은 오랜만에 벗는 거니까 선생님이 제지하지 않는 한 (마스크) 한번도 안 쓸 거예요!"
30일부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통학·통원 버스 등을 제외한 학교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서울 광진구에 소재한 광장초등학교 학생 대다수는 익숙한 듯 마스크를 쓴 채 학교 정문에 들어섰다.
등굣길에서 만난 최모양(12)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최양은 "2학년부터 마스크를 쓰면서 숨쉬기 답답하기도 하고 힘들었는데 부모님이 코로나 위험이 아직 있다고 하셨다"며 "걱정이 돼서 당분간은 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양은 "급식시간에 마스크를 벗어서 친구들 얼굴은 알지만 마스크를 벗으면 친구들 얼굴도 익숙해지고 좋을 것 같다"며 "친구들이 마스크를 많이 벗으면 나도 벗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란 듯이 마스크를 벗고 후련하다며 취재에 응한 학생도 있었다. 양모양(12)은 "선생님 입모양이 잘 안 보이거나 습기가 차서 힘들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벗으니 상쾌하고 기쁘다"며 "오늘은 마스크가 해제되는 날이니까 선생님이 제지하지 않는 한 한번도 안 쓸 것"이라고 전했다.
한참 학생들이 등교를 하는 시간, 스쿨버스 두 대도 차례로 광장초 앞에 멈춰섰다. 두 대에 걸쳐 40명가량의 학생들이 일제히 마스크를 쓴 채 버스에서 내렸다.
방역당국은 실내마스크 의무 조치를 해제하되 통학·통원버스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학부모들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굳이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부분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운 채 바래다주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5학년 자녀를 둔 최승희씨(43·여)는 "아이들에게는 학교에서 불편하면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이제 꼭 쓰진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는데 학교 측에서 아직까지는 쓰게 할 것 같긴 하다"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학교에서 오카리나·리코더 등 음악 수업이 거의 없어졌는데 다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이소영씨(49·여)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운 채 등교를 시켰다. 이씨는 "학교에서 언제 마스크를 벗고 언제 쓸 수 있는지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는 아이가 본인이 쓰려고 하더라"고 말했다.
1교시가 시작된 교실에서는 대다수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진 취재를 위해 2학년1반 담임 교사가 "원하는(마스크를 벗고 싶은) 친구들만 마스크를 벗어보자"고 안내했지만 20명 남짓 되는 학생 중 6~7명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장모양(9)은 "친구들 얼굴을 많이 보지 못했는데 친구들도 제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 (마스크를 벗으면) 그게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남 광장초 교장은 "가정에서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상황인 것 같다. 그래서 체육시간·운동장 활동에서도 본인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 때문에 학부모, 학생들도 마스크를 섣불리 벗으려고 하지 않는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방역에 대해서는 발열체크, 손 소독, 화장실 소독 등 기존 방역 규칙은 그대로 준수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걸리면 지 손해거든요 걸려본 사람들은 다 느끼겠지만 면역력 조져진게 몸으로 느껴집니다